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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주인 이대곤

(2005-07-20 23:41:50, 번호: 903, 조회: 7254)

퇴계의 천명신도와 인학

退溪의 『天命新圖』와 人學

劉明鍾 (圓光大)

- 목 차 -

Ⅰ. 머리말
Ⅱ. 『天命新圖』의 渾淪說과 『太極圖』의 分開說 및 周悉無偏
Ⅲ. 사람이란 무엇인가?
1. 平正直立한 人體
2. 人性과 四七說
Ⅳ. 修養說
1. 心與理一
2. 居敬·窮理와 「人極」
3. 敬學의 體用
Ⅴ. 맺음말

Ⅰ. 머리말

退溪學을 논의할 때 本人은 늘 논리구조에 대해서 주목해 왔다. 따라서 退溪의 人學觀을 말하려는 本考 역시 例外가 아니다.

退溪先生의 人學을 {天命新圖}를 중심으로 해명해 보려는 것이 오늘의 시도이다. 그러나 退溪의 人學은 多端하므로 이것이라고 固定하는 독단적 편견을 면하려고 한다. 대개 人學이란, 天人의 상관 관계·人道·人性(心性)·人格·修養說 등으로 나누고, 또 종합해서 고찰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退溪선생이 人學을 논할 때는 相應對待라고 하는 기본 논리를 사용하였다. 그것은 陸王의 相卽論理와 구별되는 對待의 二元的相應相感 논리체계이다. 그러나 陸王學은 相卽法에 기본한 까닭에 一元論化 되었으니, 가령 '心學'에서 陸王學은 '心卽理'라고 하는 相卽 논리에 근거하지만 퇴계는 주자와 함께 '心與理'라는 對待相應論理에 기본함으로 對待相感하는 구조를 갖게 되어 心의 理性化.를 수양공부의 목적으로 하게 되었다.

Ⅱ. {天命新圖}의 渾淪說과 {太極圖}의 分開說

및 周悉無偏의 論理

잘 알려진 것 처럼 {天命舊圖}는 鄭之雲이 아우 鄭之霖을 위해서 天人의 道를 {性理大全}의 [人物性을 논한 것]과 여러 說을 참조하여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고, 아우와 날로 강론했으나 다시 金慕齋와 金思齋兩先生에게 質正하였다. 그러나, 말없이 兩先生이 돌아가셨으므로 訂正하지 못하다가 다행히 退溪께서 訂正해 주니 鄭之雲의 舊圖와 退溪의 新圖가 있게 되었다.

退溪는 [天命圖說後敍]에서 周子의 太極圖說은 太極·兩儀·五行의 3층이 있고, 또 氣化·形化의 2층이 있어 모두 5층으로 되었는데, 이 그림은 하나의 테두리 뿐이다. 어찌 같다고 하겠는가?고 질의함에 대하여 退溪는 "五行은 하나의 陰陽이요, 陰陽은 하나의 太極이다."하고 渾淪히 말하면 하나요, 分開하면 5층이라고 했다. {天命新圖}는 天人을 하나의 테두리로 渾淪하게 말한 것이고, {太極圖}는 5층으로 分開해서 말한 것이다. 이에서 天命新圖의 渾淪說과 太極圖의 分開說이 相應對待論理로 구사된다. 곧, 退溪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分開說處에서 分開看하나 渾淪이 있음을 害하지 않고, 渾淪說處에서 渾淪看하나 分開가 있음을 害하지 않는다. 私意로 좌견우체(左牽右疦)하고 分開를 合하여 渾淪하거나 渾淪을 分離하여 分開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오래오래 한다면 저절로 점차 그 井井하여 문란하지 않는 곳을 엿 볼 것이요, 점차 聖賢의 말이 橫說(左右說)하고 竪說(本末說)해도 각기 온당한 바가 있어 서로 妨楝하지 않는 곳을 알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太極圖의 分開說과 天命圖의 渾淪論을 對待相應해서 본다면 조리가 井然하여 橫說하고 竪說함이 온당하게 된다. 義理의 學은 한쪽 주장만을 主로 하지 말고, "同中에서 그 異가 있음을 알고, 異中에서 그 同이 있음을 보고 分하여 二로 하나 분리되지 아니한 것을 害하지 않으며, 合하여 一로 삼으나 실로 不相雜으로 돌리니 곧, 周悉하여 편벽됨이 없게 한다."고 하였다.

同異의 相應對待 즉 同異가 相應하고 相感하며, 相補하고 分合이 相應하여 對待相補한다. 이러한 對待의 相應相補에 의하여 "周悉無偏"(두루 다하여 편벽됨이 없다.)하게 된다. 즉, 보편하게 되었다. 이러한 論理는 退溪의 人學을 관통한다. 즉, {太極圖}와 {天命新圖}는 分開와 渾淪의 관계이며, 同中有異하고 異中有同하며 分하면 5층이 되고, 合하면 一圓이 된다. 이러한 對待로 相反相成하는 변증법적 논리는 '同中에서 理發·氣發의 理가 있고', 혹은 '同情中에서 四端·七情의 異名이 있다'는 것으로 分開된다. 渾淪과 分開가 周悉無偏하자면 太極圖와 天命圖의 對待는 버리지 못한다.

Ⅲ. 사람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平正直立'한 哺乳동물이며,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도구를 만들고, 불을 사용하고 언어를 조작하며 생산수단을 가지며 전통·문화·사회를 형성하고, 만든 것을 전달하며 자연의 Energy를 계발하고 이용한다. 사람은 지성적인 "Homo Sapience"요, 意圖와 욕구에 근거하여 연구하는 "Home Faber"이고, 언어를 사용하는 "Homo Loquence"요, 놀이를 즐기는 "Homo Ludence"이다. 또, 神이나 초월자를 배려하는 "Home Religion"이다. 이렇게 사람은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으므로 한쪽 만으로 단정하는 독단을 허용할 수 없다.

退溪는 사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理氣論的으로 해명하고 있다. 도덕적 理性적 존재가 退溪의 사람 이해라고 하겠다. 退溪는 人體를 理氣의 兼合體라고 했다. "사람의 한몸은 理氣를 兼備했다."했고, 또 사람은 "理와 氣가 合하여 발생한다."고 하지만 理는 體와 用이 있다. 理體의 異名은 '無極而太極'이요, '理一'이다. "이 理는 極尊하여 對가 없다."고 한 것 등은 理體로서 '理一'을 말한 것인데, 退溪는 "周子에 無極太極說이 있으니 이는 모두 理氣가 相循하는 가운데에 나아가서 剔撥하여 理만 말한 것이다."고 하였다. 無極而太極은 理氣渾淪 중에서 理를 발라낸 것(剔撥)이다. 그것은 分殊의 理가 아니라 理一의 理라고 하겠다. 分殊의 理는 理氣相須 중에서 渾淪한 '理在氣中'의 理이며, 理體로서 理一은 自然을 초월했으나, 理用의 分殊理는 모든 현상을 渾淪하고 兼理氣하여 천지에 內在하게 된다. 人性에서 "性은 萬善의 근원이다."고 하였으니 '性卽理'에 근거한다. 程伊川은 "性卽理요, 이른바 理性이 이것이다."고 하였으니 本然의 性은 理性이라고 하겠다. 本然之性은 氣質에서 理性을 剔撥한 것이요, 善의 本原이니 그것은 도덕적 理性이다. 그러나 氣質之性은 理氣를 兼有하므로 善惡의 가능성이 함께 존재하므로 變化氣質의 수양공부가 요청되었다. 氣質之性은 理氣共在의 현상세계이며 心도 兼理氣하는 현상에 속하니 心體는 性卽理이나, 心用은 情이며 兼理氣發한 것이므로 '心合理氣' 또는 '心統性情'이라고 했다.

退溪는 朱子의 주장을 인용하였다. "어떤이가 朱先生에게 질문하였다. 지각은 心의 靈이 본래 이와 같으나 氣의 작위입니까? 朱子는 心의 知覺은 오로지 氣뿐이 아니다. 먼저 知覺하는 理가 있으나 理는 知覺하지 못한다. 氣가 모여서 형체를 이루니 理와 氣가 合하여 능히 지각한다."하고, 또 "지각하는 근거는 마음의 理이고, 능히 지각하는 것은 氣의 靈이다."고 하였다.

心의 지각작용 역시 지각하는 理가 먼저 있고, 氣의 슬기로 지각한다고 한다. 따라서 心의 지각은 主理的合理氣이다.

1. 『平正直立』의 人體

'天命新圖'는 '天圓地方'한 天地속에서 '頭圓足方'한 人形이 地의 方 중심에서, '平正直立'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금수는 '橫生(禽獸橫生)'하여 天命과 '或通一路'할 뿐이며, 초목은 '逆生(草木逆生)'한 까닭에 '全塞不通'이라고 하였다. 이 그림에서 사람의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상징하고, 손발이 네모난 것은 땅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우주속에서 사람의 위치"에 대하여 '사람은 천지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平正直立'은 사람의 형체이다.

鄭之雲은 "陰陽의 正氣를 얻는 것이 사람이고, 음양의 偏氣를 얻는 것이 동물·식물이다. 사람은 이미 음양의 바른 氣를 얻었으니, 그 기질이 통하고 밝은 것을 알 수 있고, 동물·식물은 이미 음양의 偏氣를 얻었으니, 그 기질이 막혔고(塞), 또 어둡다(暗)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사람은 음양의 正氣를 얻었으므로 기질이 달통하고 또 명석하다. 사람만은 그 형체가 平正直立했기 때문에 全通하고 동물은 橫生한 까닭에 혹 한쪽 길만 통하고, 식물은 逆生했으므로 천지의 기운과 도리가 전부 막혔다(全塞)고 구별하였다. 사람의 특징은 '直立'에 있었다. 直立했기 때문에 천지의 正氣를 얻었고 천지의 正理를 얻었기 때문에 "通하고 또 明하다.(通且明)" 이렇게 사람의 특징은 천지에 대하여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충동·환경에 구속되지 않고 도리여 환경을 개조하며 변경한다는 의미에서 사람만이 천지·자연으로부터 열려 있으나, 동물·식물처럼 일부 혹은 전부가 닫혀있는 것이 아니다.

생물학적 지식을 이용한다면 사람은 直立했기 때문에 두뇌가 다른 동물보다 발달했고, 그 두뇌발달로 말미암아 엄지 손가락이 움직이고, 엄지 손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道具를 만들게 되고 또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道具 사용을 통하여 자연을 가공하며 변혁하여 문화(culture)를 만들었다. 그 문화를 환경으로 해서 사람은 생존하게 되었다. 결국, 사람은 자연에 직접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 혹은 상징체계를 통하여 거리를 두고 자연과 교섭한다. 문화라고 하는 제2의 자연을 환경으로 하기 때문에 사람은 '자연의 아들'이 아니라 '문화의 아들'이라고 한다.

'문화의 아들'인 사람은 자연으로부터 자유이며, 자연에 固定되어 있지 않는다. 까닭에 자연을 가공하고 변혁하며, 개조하고, 창조할 수 있으나 사람은 문화로부터 자유이다. 문화가 사람을 만들고 또 그 문화가 사람을 규정하지만, 한편 그것을 개조하고 개혁하며 창조한다. 사람과 자연, 문화와 사람의 관계에서 주체는 사람이며, 문화의 창조는 사람의 자유의지에 의존한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平正直立'한 인체 때문에 두뇌가 커졌고, 그 두뇌의 발달 때문에 엄지 손가락이 자유롭게 되었으며 자유로운 엄지 손가락에 의하여 道具를 제작하고 사용하여 문화를 창조하였다. 이러한 사람의 창조정신은 平正直立한 人體에 원인한다. {天命新圖}가 천지를 상징하는 사람은 頭圓足方했고 平正直立했다고 道破한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었다.

2. 人性과 四七論

人性에서 理만을 剔撥하면 本然之性이 되며 理氣를 混淪해서 말하면 氣質之性이 된다.

대개 性은 어떤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음 가운데 구비된 理이다. 性이 마음속에 구비하였으나 自發하여 自做(자기 스스로 만듦)하지 못한다. 그 운용을 主宰함은 실로 心에 있으니, 그 心을 기다려야 발할 수 있다.

性은 理이므로 自發하거나 自做할 수가 없다. 心氣를 기다려야 發한다고 분명히 하였으니, '性發爲情'의 性發은 性卽理인 本然性이 아니다. "情은 心으로 因하여 發한다."라고 한 까닭이다. 本然性은 '氣質에서 발라낸 것(剔撥)'이며, "四端도 已發 후의 이름이니, 氣가 없으면 운행하지 못한다."하고, 本性은 自發·自做하지 못하므로 心氣를 기다려서 發·做한다고 하겠다.

대개 理는 자기 혼자 운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理를 말하려는 곳에서 먼저 氣를 말하나 그 의미는 氣를 理로 삼아 한조각으로 혼합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고 하여 理는 氣의 운동을 통하여 들어나게 되므로 '理乘氣而行', 혹은 '氣發而理乘之'라고 하였던 까닭이다. '理發'·'做發'에는 '氣發'·'氣行'의 도움이 필요한 까닭에 현실적으로는 理로서 氣를 조종하는(以理御氣) 수양공부가 요청되었다. 즉, 居敬으로 修己하는 退溪의 人學이 있게 된 까닭이다. '性卽理'는 도덕적 人性論이지만 理란 人心 밖에서는 天理이고 人心에 내재하면 人性이다. 도덕적 근원인 天理가 人心에 內在하면 그것은 도덕적이며 內在적인 天理이니 곧, 도덕적 人性의 근거이다. 그 性에 天地之性과 氣質之性이 있으나 天地之性(本然性)은 氣質에서 天理를 剔撥한 것이며, 情에서도 渾淪看하면 七情이지만 分開看하면 四七이 對立한다.

滉은 말한다. 天地之性은 진실로 오로지 理만 지적한 것이요, 이것을 알지 못하고 다만 理만 있고, 또 氣가 없다고 하겠는가? 천하에 氣없는 理가 없으니 오로지 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로지 理만 지적해서 말할 수 있고, 氣質의 性은 비록 理氣를 섞었지만, 차라리 氣를 지적해서 말한 것이 옳지 못할까요, 하나는 理를 主로 하기 때문에 理에 나아가서 말했고, 하나는 氣를 主로 한 까닭에 氣에 나아가서 말할 뿐이다. 四端에 氣가 없지 아니하나 다만 理의 發이라 했고, 七情에 理가 없지 아니하지만 다만 氣의 發이라고 했다.

고 하였으니 理氣가 共在하는 心性현상에서 四端과 七情은 모두 '心發處'에서 分開한 것이요, 未發時는 純理가 된다.

四端은 已發後의 이름이다. 氣가 아니면 운행하지 못하므로 또한 氣가 작용하는 것 뿐이다.

라고 하여 四端도 心性現象이므로 理氣가 共在하여 작용한다. 다만 七情과 待對할 때 分開하여 四端은 主理이므로 '理之發'이라 했고, 七情은 主氣이니 '氣之發'이라고 줄여서 말했던 것이다.

옛사람은 사람이 말을 타고 出入하는 것으로서 理가 氣를 타고 운행하는 것에 비유하였으니, 참으로 훌륭했다. 대개 사람은 말을 타지 아니하면 出入하지 못하고, 말은 사람의 조종이 없다면 갈 길을 잃게 된다. 사람과 말은 서로 의지하여 서로 떠나지 아니한다. 이것을 지적해서 말한 것이 있다. 혹은 넓게 지적하여 그 운행으로 말한다면 사람과 말이 모두 그 가운데 있으니 四七을 渾淪해 말한 것이 이것이며, 혹은 사람의 운행만을 지적해서 말한다면 꼭 말(馬)을 함께 말할 필요가 없지만, 말(馬)의 운행은 그 가운데 있다. 四端이 이것이다. 혹은 말(馬)의 운행만 지적해서 말하면 꼭히 사람을 함께 말하지 아니해도 사람의 운행은 그 가운데 있다. 七情이 이것이다.

四七은 모두 理乘氣發·人乘馬行에 의하여 發하고 行하는 것이지만 主理(人)로 볼 때와 主氣(馬)로 볼 때로 分開할 수 있다. 人과 馬가 함께 길을 가지만 '사람이 간다'고 할 때도 실은 사람이 말을 타고 가나, 主體가 사람이므로 '사람이 간다'고 하는 경우가 四端이며 '말(馬)이 간다'고 할 때도 사람이 타고 있지만 주체가 말(馬)이므로 '말(馬)이 간다'고 한 경우이니 七情이 이것이라고 分開해서 비유하였다. 모든 현상의 세계나 모든 心理세계는 理氣가 함께 작용하는 곳이다. '理之發'은 理의 단독 發이 아니고 氣를 타고 있으나 主體가 理이므로 主理而發이라 했고, '氣之發' 역시 氣 단독 發이 아니라 理가 타고 있으나 氣가 主體 노릇을 하니 主氣而發이라고 分開했던 것이다. 인간 心情의 四端·七情은 같은 情이지만 四端이라고 하는 고차적인 情操와 七情이라고 하는 감각적인 情緖가 있으니 구별하지 아니 할 수 없다. 그리하여 主理的四端에 가치가 부여된다.

四端을 理發氣隨라 하고, 七情은 氣發理乘之한다는 說과 같은 것에 이르러서는 마음 가운데 나아가서 理氣로 나누어 말한 것이다. 一心字를 든다면 理氣의 두가지는 이 속에 兼包해 있다.

고 하여 理發·氣發의 發은 自然物의 현상이 아니라, '就心中而分理氣言'이라고 했으니 兼理氣한 心의 발용에서 理發과 氣發로 분간한 것이다. 情操(四端)나, 情緖(七情), 혹은 일반 감정(好惡)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心理現象으로 말한 것이며, 心의 발현에서 主理다·主氣다라고 분별한 것 뿐이다. 그러나 心理現象에서도 性善論이 관통하므로 主理的情操(四端)에 가치가 부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渾淪說하면 하나의 情이요, 分開하면 四端과 七情과 好惡의 일반 감정이 있게 된다.

Ⅳ. 修養說

1. 心과 理의 통일(一)

학문하는 까닭은 '心與理一'이요, '心與理'는 학문·수양하는 근본 문제이다. 朱·退는 心과 理를 主體(心)와 客體(理)로 구분하고, 그 일치를 자각하는데서 합리적 추구의 목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退溪는 다음과 같이 '心與理의 一'을 설명하였다.

사람이 다만 능히 默默하게 加工(修養)하여 앞을 향하여 쉬지 않고 익히기를 쌓아서, 오래 오래하여 순수하게 익숙하게 되면 자연 心과 理가 하나로 되어 걸거나 상실하는 병통이 없게 될 것이다. 程子가 말하였다. '학문은 익히는 것이 귀중하고 익히는 것은 능히 專一 할 때가 바로 좋은 것이다.' 또 말하였다. '整齊嚴肅하면 心이 곧 專一하고, 專一하면 저절로 잘못된 욕구가 없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修養(加工)에 의하면 心과 理를 통일(一)한다. 마음을 專一히 하는 한 整齊嚴肅한 敬工夫에 의존하여 心을 理化하고 통일한다. 심과 이의 합리공부는 敬공부에 근거한다. 마음이 "未發할 때는 戒愼·恐懼하는 곳이요, 已發한다면 體察하고 精察할 때이다. 그리하여 마음을 깨우치고 잡아 일으킨다는 것이 살피는(照管) 공부이니 未發·已發의 사이를 통관하여 틈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 곧 敬공부 라고 하겠다."

우리의 마음 공부에서 未發할 때(性), 戒愼하고 恐懼한다. 즉 涵養 혹은 存養공부의 구체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已發했을 때 즉 情·意·志 혹은 人心·道心은 마음의 발동 상태이다. 마음의 발동에서 體察하고 또는 精察한다. 곧 省察하는 공부이다. 이러한 涵養·存養 공부와 省察공부를 관통하는 기본적 마음을 理로 통일하는 수양은 敬공부에 의존한다고 하였다. 또 退溪는 存養과 省察·涵養을 다음과 같이 분간하였다.

靜(未發)은 기르지 아니할 수 없으니 마치 動(已發)에서 살피지 아니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까닭에 存養·省察은 輕重으로 구별할 수 없다. 存養은 오로지 靜(未發)에서 말하고, 涵養은 動靜(已發, 未發)을 겸해서 말하였다.

고 단정하여 未發에서는 存養공부로 하고, 已發에서는 省察공부로 하나 涵養은 兩者를 겸한다고 하였으며, 存養과 省察에 의하여 心과 理의 통일을 자각하였다. "心은 萬理를 갖추었다."고 하지만 "心은 理氣를 合했다."고 했으니 道心과 人心의 구별이 있다. "道心은 天理다."고 하였는데, '道心은 生於性命之正'한데 반하여 '人心은 原於形氣之私'이므로 有善有惡하다. 有善有惡한 人心으로 하여금 天理인 道心으로 귀일케 하는 敬공부에 의하여 '心과 理의 일치'라는 心의 合理化·天理化와에 노력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2. 居敬·窮理와 「人極」

퇴계는 朴雲(1493-1562, 자 澤之, 호 龍巖)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程朱가 흥기하므로 부터 居敬·窮理 두 말을 만세를 위해 큰 가르침으로 세웠다. 擊蒙 한 編은 실로 이것을 들어 주로 삼아 여러 가지의 格言을 수집하고 종류에 따르니, 배우는 자로 하여금 이에 말미암아 聖人의 도리에 들게 하였다.

程朱學은 居敬窮理로서 聖人이 되는 道로 삼았는데, 본래 朱子는 張南軒을 만난 뒤 胡五峯의 察識을 먼저 하는 주장을 알고, 다시 二程書를 연구하여 "涵養須用敬, 進學則在致知"라는 조항에서 居敬과 窮理를 창안하였다. 朴龍巖은 [擊蒙編]을 만들고 "持敬으로 存心하고 窮格으로 明理하니, 곧 道學의 대강령이다."고 하는 취지 아래 居敬과 窮理로 분간해서 편집하였다. "朱子가 말하였다. 학자의 수양공부는 오직 居敬窮理에 있다. 능히 궁리하면 거경공부가 날로 발전하고, 능히 거경하면 궁리공부가 날로 더욱 세밀해진다."고 하는 요지에 따랐다. 퇴계 역시 그 점은 명백하였다. "朱門에서 居敬이 중대하며 窮理를 귀중하게 하는 것이 학문의 첫째가 됨을 알 것이다."고 하여 朱子學의 居敬·窮理는 사람 완성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窮理는 人極을 인식함으로서 人學이 극치에 도달한다. 人極은 내 마음의 主體性을 확립하는데 있다.

心이 太極이 됨을 곧, [人極]이라고하는 것이다. 이 理는 物我가 없고 內外가 없으며 分段이 없고 형체도 없다. 바로 그 靜함에 渾然히 全具하니 一本하는 것이다. 진실로 心에 있는 것과 物에 있는 구분이 없으며, 그 動에 미처서는 일에 응하고 사물과 접촉함에 일마다 物마다의 理는 곧 내 마음의 본래부터 구비된 理이다. 다만 마음이 主宰가 되어 각기 그 법도에 따라서 응하였으니, 어찌 내 마음으로부터 미루어 낸 뒤에 사물의 理가 되기를 기다리겠는가? 陳北溪는 朱子門에서 가장 窮理에 정밀하였으니 어찌 이것을 모르고 말하겠는가?

[人極]이 心이라고 하니 사람의 지극한 표준은 心에 있다. 사람은 정신적(心)인 존재이다. 心의 태극은 一本의 理이며, 理一分殊의 理를 파악한 것이 窮理이다. 이러한 관계를 철저히 아는 것이 궁리요 人學의 목적이다.

또 말했다. 一本이라고 한 것은 理의 근본처를 지적한 것이며, 心에 있는 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미 말했다. 단지 一理는 理의 근본이요, 心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어디에 있는가? 다만 반드시 心에 있는 것과 物에 있는 것이 본래 二致가 없는 곳을 알고 분명히 투철하게 한 뒤에 비로소 眞知가 된다. 진실로 그러하지 아니하고, 기만해서 단지 一理라고 한다면 아마도 一本萬殊하는 곳에서 오히려 분명하지 못한 것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은 滉이 전일에 늘 理자가 알기 어렵다고 한 것이 이것이다.

퇴계는 '理字難知'라고 한다. 理의 一本萬殊를 투철하게 인식하는 것이 窮理요, 居敬은 마음의 專一을 구하며, 窮理는 天理가 분명해야 한다는 곳에 목적이 있었다. 居敬으로 '心과 理'를 통일한다.

明倫에 근본하여 博學·審問·愼思·明辨은 窮理하는 요령이 되며, 修身으로부터 일에 대처하고 사물에 접하는 것은 篤行의 조목이 된다. 저 학문하고 思辨하여 物格하고 知至한다면 理가 밝지 아니함이 없으니 학술이 정미함에 이르를 수 있다. 修身에서 忠信과 篤敬을 主로하여 懲私慾하고 窒慾하여 고친다면 행동이 돈독하지 아니함이 없으니 생각이 조잡하지 아니하면 행동이 이미 전도하지 아니한다.

窮理의 요령은 博學하고 審問하며 愼思하고 明辯하는 것이며 학문하고 思辨하여 物을 格하고 知가 至하면 天理가 밝게 드러난다. 修身은 忠信·篤敬하는데 있고 懲窒改遷하여 篤行·心慮가 專一하는데 敬공부가 필요하다.

다만 이제 수양에서 착수할 곳을 찾는다면 마땅히 程夫子의 齊整嚴肅으로 먼저하고 오래하여 게으르지 아니하면 마음이 곧 통일되어 그릇되고 편벽되는 일이 없을 것이며, 나를 속이지 아니한 것을 체험 할 수 있다. 밖으로 엄숙하고 안으로 마음이 순수함을 主一無適이라고 했다. (尹和靖이) '그 마음을 수렴하여 하나의 물욕도 용납하지 아니한다.'고 한 것이나, (謝上蔡가)'늘 마음이 깨이고 깨었다'는 것이 모두 그 가운데 있으니 각 조별로 하나만의 수양공부를 기다리지 아니한다.

고 하여 退溪는 程선생의 敬공부와 尹和靖의 敬공부, 謝上蔡의 敬공부를 서로 마음 기르는 방법으로 해야 비로소 온전하다고 했다. 主敬과 窮理로 明天理하고 心과 理를 통일한 경지가 聖賢이 되는 길이요, 合理的 사람을 형성하는 수양방법이라고 하겠다.

主敬으로 그 근본을 세우고, 窮理로서 그 知를 이루며, 반성하여 그 알맹이를 실천하는 세가지의 공부가 互進하여 오래하여 眞知에 이르게 되면 사람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폐단을 면할 것이다.

고 하였으니 主敬과 窮理와 實踐으로 참된 사람이 되는 人知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였다.

3. 敬學의 體用

{天命新圖}중 人形 가운데 도덕적인 仁義禮智의 性에서 敬공부를 하고, 心發인 七情과 四端의 중심에도 敬字가 있다. 이것은 性에서 存養의 敬공부로 하고, 情에서도 省察의 敬공부를 한다고 하는 그림 표시이다. {天命圖說}의 [論存省之要]는 敬學의 體用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군자가 이 마음이 靜함에서는 반드시 存養하여 그 體를 보존하고, 情意가 發함에 반드시 省察로 그 用을 바룬다."하고, 또 "이 마음이 未發할 때는 반드시 敬에 主하여 存養工夫를 더하고, 이 마음이 已發했을 때도 반드시 敬에 主하여 省察工夫를 더한다. 이 敬學이 始終을 완성하여 體用을 통관하는 까닭이다."고 하여 天命圖의 요긴한 것은 敬學에 있다고 하였으며, 敬의 體와 用을 존양공부와 성찰공부로 하였다. 退溪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개 敬은 진실로 聖人이 되는 학문의 시작이 되고 완성이 되는 것이다.
고 하여 완성된 사람으로서 聖人은 敬공부에 의존한다고 하였다.

만약 나의 생각을 말한다면 고요해서 작용이 없는 것은 心의 本體요, 느껴서 통달하는 것은 心의 運用이다. 靜하여 엄숙한 것은 敬의 본체(體)요, 動하나 가지런한 것은 敬의 운용(用)이다. 敬의 體用은 心으로 말미암아 드러난다고 하면 옳지만 만약 敬의 體用이 곧 心의 體用이라고 한다면 옳지 못하다.

라고 하였으니 心의 體用과 相應해서 靜(未發)하여 엄숙한(嚴肅) 것은 敬의 體요, 動(已發)하되 가지른한 몸가짐(齊整)은 敬의 用이다. 그러나 "心의 體用을 敬의 體用이라"고 한 것은 옳치 않다고 하였다. 心體가 寂然不動 할 때 엄숙하는 것이 敬體요, 心用이 感通할 때 가지른 한 태도는 敬用이다. 敬의 體用이 心에 근거한다고 하면 可하나 경의 체용이 심의 체용이다고 함은 불가하다. 敬은 마음 공부요, 마음의 嚴肅이 體요, 거동의 整齊는 用이니 敬의 체용은 心의 본질과 현상이 아니다. 敬공부는 動靜을 관통하고 현상과 본질을 專一하는 수양법이다.

대개 敬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철저히 한다, 진실로 능히 持敬하는 방법을 안다면 이에 밝고 마음이 안정된다.

고 했으니 持敬은 '理明而心定'이라고 했다. 천리에 밝고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持敬공부다.

程明道는 글자를 쓸 때 매우 敬하였다. 진실로 글자가 훌륭한 것도 아니고, 또 글자가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글자를 씀에 敬할 뿐이다. 글자의 공묘함과 졸렬함은 그 재주의 분수의 노력에 따르며 저절로 성취한 바가 있을 것이다. … … 聖賢의 心法이 이와 같으니 단지 글자씀 뿐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고 하여 글자 쓰는 敬공부를 말하였다. 글자 쓰는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글자 쓰는 敬공부다.

그 惡을 버리고 善에 따르고자 한다면 또한 主敬과 明理에 있을 뿐이다.

善한 세계를 실현하려면 主敬과 明理로서 가능하다고 하였다.

나의 생각에는 敬義를 夾持하고 思와 學으로 相資하는 것보다 긴요한 것이 없다.

고 한 것처럼 內敬外義로 居敬하고 思索하며 학문하는 窮理의 兩面工夫로서 참 사람이 되자고 한 것이 退溪學의 본질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이 사람되는 학문(人學)은 지향이 정당하고 立志(聖賢이 되겠다는)가 굳고 확실할 것이 귀중하다. … … 지향할 바가 이미 정당하고 또 꼭히 志氣가 굳고 확정되어 습속 때문에 옮기고 빼앗기지 아니하며 수양하는 노력에 刻苦하여 오래도록 그만두지 아니하면 어찌 이루지 못함을 근심하리요, … … 사람이 되자는 학문은 단지 勤苦篤實하여 틈이 없는데 있다. 그리하여 立志가 날로 굳어지며 德業이 날로 확대될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자는 人學은 聖賢이 되겠다고 하는 확실한 立志와 수양, 노력하는 고된 학문에 있다. 그러하면 입지가 날로 굳어지고 덕업이 날로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격려하였다. 만일에 "용모, 말, 행동, 옷과 관을 바룸에서 持敬공부를 하지 아니한다면 또한 心神을 더듬어 잡을 곳이 없다."고 하니 용모를 단정히 하고, 언어를 조심하며 행동과 衣冠등 실지에서 持敬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心神을 안정하고 단속할 수 없다.

人學이 制外하고 直內하여 內外를 수양하는 가운데 있게 된다. 持敬修已한 효과는 매미 소리로 상징된다. 비온 뒤의 산뜻한 경지가 매미소리로 상징된다. 朱子가 呂伯恭(東萊)에게 대답한 편지에서 "몇날 이래로 매미 소리가 더욱 맑으니, 들을 때마다 高風을 생각합니다."고 하였는데, "나(滉)는 평소에 지극히 이곳을 사랑하여 늘 여름이면 푸른 나뭇가지가 서로 그늘을 지으며 매미소리가 귀에 가득하니 마음속으로 두 선생(朱子와 呂東萊)의 高風을 우르러 사모하지 아니함이 없었다."고 하였다.

맑은 매미 소리처럼 私心과 私慾이 사라진 朝落한 경지가 大賢의 고결한 인품을 상징한다.

매미는 지극히 맑고 지극히 깨끗한 것이다. 大賢이 대상물로 인하여 인품을 사모한 것을 칭송함이요, 사모하는 사람 또한 大賢이다.

매미 소리가 至淸至潔한 大賢의 기상을 사모케 한다. 이것은 敬공부가 지극한 高士를 상징하였다. 그러나 뒷날 紫下劉洪烈(1865-1933)은 韓末에 倭獄에서 殉國한 先考晩松의 나라 사랑하는 心懷를 계승하여 그 뜻을 다음과 같은 詩句로 표현하였다.

蟬語益淸懷更切 맑은 매미 소리 더욱 맑고 心懷가 더욱 간절한데.

驪珠難獲愧常存 검은 구슬 얻지 못해(왕권을 회복하지 못해) 부끄러움 늘 앞서네.

매미 소리에서 왕권 회복을 생각하고 亡國의 恨을 생각하였다. 나라 망한 恨이 매미 소리에 담겼으니 가슴 아프고 눈물 겨웠다. 사심과 사욕을 버리고 나라 사랑하는 至潔한 血誠이 매미 우는 소리에서 감지되었던 것이다. 高士의 품성과 나라 사랑하는 志士의 간절한 情이 매미 우는 소리로 상징화 되었으니, 이러한 인품은 敬공부에서 始終된다.

Ⅴ. 맺음말

퇴계학은 敬學이며, 敬學은 퇴계 人學의 근본이다. 孔子가 '修己以敬'이라고 하듯 자기완성은 敬으로 한다. "오직 평소에 莊敬하여 涵養의 공부가 지극하여 人慾의 거짓으로 마음을 혼란케함이 없다면 마음이 未發할 때는 거울이 밝고 물이 고요한 것과 같고, 마음이 발함에 中節하지 아니함이 없다."고 한 것으로 보면 理性의 涵養이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평소의 莊敬공부라고 했다.

{天命新圖}에서 "性 테두리에서 存養하여 敬하고 情 테두리에서 省察하여 敬한다"고 그렸으니 마음의 未發에서 存養하고 已發에서 省察하는 敬공부를 통하여 未完成으로 태어난 사람을 도와서 도덕적 인간 완성을 꾀하였다. 사람의 性·情의 本然은 善이니 善한 도덕적 사람이 형성될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可能態에 불과하며 完成體는 아니므로 평소에 刻苦하여 쉴 틈 없이 主敬·窮理·實踐으로서 人의 主宰(主體性)와 天理에 분명하며 反省하고 篤行하는 실천으로 티끌이 사라진 인품을 형성할 것이다.

"義理의 학(理氣學)을 積功하면 능히 혈기의 편벽된 폐단을 살아지게 할 것이니, 이는 존중할 만 하다."고 한 것에서 主理的理氣說을 해명함으로서 우주와 사람의 본질이 理요, 그 理에 바탕하기 때문에 善한 사람의 本性이 있다고 論獞하였다. 그것은 平正直立한 人體에 의하여 가능했고, 主(心)와 客(理)의 일치라는 主敬·窮理의 인간 완성의 수양에 의하여 周悉無偏한 보편성을 획득한다고 하는 것이 『天命新圖』라고 생각된다. 天人을 관통하는 理란 "이 理가 流行하여 어떤 것에도 없지 않고, 어떤 때도 그러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한 것처럼 온갖 현상은 天理의 流行이요, 天理의 活潑潑한 세계이다. 天理의 活潑潑은 도덕적 理性이 약동하는 곳이다.

그런데 退溪學의 논리는 相應待對의 相補에 의하여 기초 지워져 있다. 理와 氣가 상응하고 心과 理가 상응하며 天理와 人慾이 혹은 四端과 七情이 상응하고 居敬과 窮理가 상응하며 存養과 省察이 상응하고 道心과 人心이 상응한다. 이렇게 待對하여 相應·相補하지만 궁극에서는 主理로, 天理로 통일되는 변정법적인 理性哲學을 체계화한 까닭에 退溪의 人學은 도덕적 理性學이라고 하겠다. 理性的人學은 謙虛로 부터 시작된다.

선비가 이 세상에 나서, 혹은 出仕하고, 혹은 居處하며, 혹은 때를 만나고, 혹은 불우하나 그 몸을 깨끗하게 하고 의리의 실천으로 돌아갈 뿐이며 禍福은 말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찍이 우리 동방의 선비가 조금 道義를 사모하는 뜻이 있는 자는 흔히 세상의 근심을 만나게 되는 것을 괴상하게 생각했다. 이것은 비록 땅이 좁고 사람이 경박했던 까닭이나 또 그 하는 것에 온전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 그러하다. 온전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학문이 지극하지 못하면서 자기 처신이 지나치게 높고, 시대를 헤아리지 않고 經世에 용감하니, 이것이 패망하는 도리이다. 그러니 大名을 지고 大事를 감당하는 자가 간절히 경계할 일이다. 그러므로 公이 오늘날 도를 위하여 자기 처신을 지나치게 높게 하지 말고, 經世에 갑자기 용감하지 말것이며 모든 것에서 지나친 잘못을 하지 말 것이다.

라고 하여 謙虛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감정적인 한국인이 아니라 도덕적 이성으로 깨어난 한국인으로서 謙虛·謙退·겸손한 사람이요, '存天理棽人慾'한 한국인으로서 私心·私慾이 사라지고 朝落한 人品을 요구하여 매미소리 혹은 매미로 상징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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